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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를 매끄럽게 가꾸는 데도 일등 공신 애호박

우리 조상님들도 이 애호박을 참 귀하게 여기셨나 봐요. 옛 문헌인 증보산림경제 같은 기록을 살펴보면 호박은 성질이 따뜻하면서도 맛이 달아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적혀 있거든요. 특히 기운이 없고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보약만큼이나 좋은 식재료로 대접받았다고 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먹을 게 풍족하지 않았을 텐데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라 부르며 담장 너머로 자라나는 호박을 보며 마음까지 넉넉해졌을 그 풍경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애호박은 정말 빈틈이 없더라고요. 최근 발표된 식품 영양 관련 논문들을 읽어보니 애호박에 풍부한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우리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세포가 녹슬지 않게 도와주는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해요. 특히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서 지친 눈에 활력을 주고 환절기만 되면 거칠어지는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는 데도 일등 공신이라더군요.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이 좋은 영양소들이 우리 몸에 훨씬 더 쏙쏙 잘 흡수된다니 조리법 하나도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게 참 신기하죠.
얼마 전 만난 한 이웃분은 아이가 채소를 너무 안 먹어서 고민이라더니 애호박 덕분에 시름을 놨다고 자랑하시더라고요. 애호박을 아주 얇게 채 썰어서 전분 가루만 살짝 묻혀 바삭하게 구워줬더니 아이가 과자처럼 집어 먹더라는 거예요. 사실 애호박은 익으면 익을수록 속살이 말랑해지면서 은은한 단맛이 올라오니까 아이들 입맛에도 딱 맞을 수밖에 없거든요. 억지로 먹으라고 다그치기보다 이렇게 재료 본연의 달콤함을 살려주는 게 진짜 건강한 밥상의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기운이 좀 달린다 싶을 때는 애호박 하나를 통째로 썰어 넣고 자작하게 짜글이를 끓여 먹곤 해요. 갓 지은 하얀 쌀밥 위에 푹 익은 애호박 한 점 올리고 슥슥 비벼 먹으면 잃어버렸던 입맛이 어느새 돌아와 있더라고요. 입안에서 뭉근하게 으깨지는 그 부드러운 감촉이 꼭 고생했다고 다독여주는 손길처럼 느껴져서 마음까지 든든해지죠. 화려한 양념 없이도 식재료 자체가 가진 힘만으로 충분히 훌륭한 요리가 된다는 게 바로 애호박이 가진 진짜 저력이거든요.
